새로운 아틀란티스
 작가 : 프랜시스 베이컨
 
내 수첩 한귀퉁이 여러책의 목록이 있었는데, 프랜시스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즉 노바아틀란티스가 적혀 있는지는 꽤 되었다.
드디어 도서관 한귀퉁이에서 청소년 권장도서에 딱 꽂혀있는 이 책을 한시간정도에 읽어버렸다. 그만큼 내용도 짧고 재미있다.

내용인 즉슨, 영국의 탐험대가 강풍에 항로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대륙에 닿아 겪는 모험기인데, 이 대륙의 사람들은 기독교인이라는게 이 책의 첫번째로 특이한 점이고, 두번째로 특이한 점은 이 섬의 사람들이 사는 방식과 이 섬의 왕(?)이 영국탐험대에게 자신들의 세계에 대해서 설명(혹은 변론이라고 할수 있겠다.) 하는 방식으로 뒷부분은 구성되어있다.
SF소설이라기 보다는 로빈슨크루소우의 앞부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15소년의 표류기를 느끼게도 해준다. 책의 내용도 그다지 길지 않고 내용전개도 빠른편이어서 벗님이 읽어보신다면 즐거운 기분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을거 같다.

그러나, 기독교적 사상에 대한 기본소양이 있어야 읽을 수 있는 책인거 같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문득 든다. 왜냐하면 이 미개한 인종으로 분류될뻔한 사람들이 기독교인이었으므로 그 대륙에 닿은 사람들이 지성인으로 보여진다는 시각이다. 또한 이 대륙의 존재를 다시 외부세계에 나간 사람들 조차 이야기해도 바보취급당할꺼라고 그 추장인것 같은 사람이 난파자들에게 이야기 하는것을 볼때, 진실도 다수에 힘에 의해서 지배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낯익은 프란시스 베이컨 (사회책에 한번 등장하는걸로 기억하는데..) 의 소설! 강추까지는 아니어도 가볍게 읽고 넘길 수 있는 소설이다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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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제로

Book/읽은 책들 2007. 8. 1. 17:22

제목 : 타우제로
지은이 : 폴 앤더슨
출판사 : 나경문화
 
동호회 지인의 추천과 더불어 대여를 받았다... 이 SF에 척박한 환경에서 가뭄에 단비처럼 내려온 이 책은 나에게 쿼런틴 이후의 하드SF 의 묘미를 보여준 책.

내용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다. 간략한 내용은 50명의 남녀가 탑승한 우주선 레오노라 클리스티네 호가 32광년 떨어진 처녀좌의 베타 제3행성을 향해 출발하는데 불의의 사고로 인해서 멈출 수 없는 속도로 무한으로 우주선은 돌진하고 그에 따라 일어나는 내용이다.물론 결과는 해피엔딩이어서 깔끔하고 좋았다.
 
인상적인 구절 몇개를 발췌했다.
  
..마치 모든 것들이 살아서 별들을 향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거꾸로 우리들은 뒤에 남겨져서 늙어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 타우제로 P18

그렇지만 지금은 달라. 수학적인 의미는 물론이고 어떤 의미에서, 즉 출발할 때 요람 속에 있던 어린애가 벌써 인생의 마지막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하니 괴로워.우리들이 예전에 사랑했던 것들이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게 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야. - 타우제로 p176
 
>> 오랜만에 SF 서적을 아니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다. 몇달동안 수렁에 빠져서 머리속이 피폐했었는데, 좋은 사람들, 좋은 책들을 만나니 정말 가뭄에 단비.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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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이외수/해냄/2003.7.1

 

13pg

온 생애를 바쳐서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은 부지기수지만
온 생애를 바쳐서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사랑은 소유할 수는 없지만 간직할 수는 있습니다.


 

18pg

사랑을 달콤하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다.
....
사랑하는 사람의 절교선언이나 배신행위에 개의치 말라.
사랑은 그대 자신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라톤에서의 골인지점은 정해져 있지만 사랑에서의 골인지점은 정해져 있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평생을 달려도 골인지점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그렇다. 사랑은 그대의 한평생을 아무 조건없이 희생하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 아깝고 억울하다면
 역시 진정한 사랑을 탐내기에는 자격미달이다.

 

20pg
그 대상이 그대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순간 그 대상은 영원한 내 꺼로 등재됩니다.비록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져버린다 하더라도 이미 그것은 그대의 영혼 속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
많은 것들을 소유하는 삶보다 많은 것들에 함유되는 삶이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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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pg
그러나 같은 책을

한번만 읽고 다 읽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활자의 마술을

체험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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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pg
봄밤의 회상

밤 새도록 산문시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내 생애 언제 한 번
꿀벌들 날개짓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본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풍경들은 언제나 흐림.
젊은날 만개한 벚꽃같이 눈부시던 사랑도 끝내는 종식되고 말았네.
모든 기다림 끝에 푸르른 산들이 허물어지고
온 세상을 절망으로 범람하는 황사바람
그래도 나는 언제나 펄럭거리고 있었네.
이제는 이마 위로 탄식처럼 깊어지는 주름살
한 사발 막걸리에도 휘철거리는 내리막
어허,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
별로 기대할 추억조차 없는 나날 속에서
올해도 속절없이 봄은 떠나가는데
무슨 이유로 아직도 나는
밤 새도록 혼자 펄럭거리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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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pg
봄 하늘에 일기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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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pg


지식은 무한을 유한에 가두게 됩니다. 이것을 무한으로 되돌려 보내면 절로 아상의 벽이 깨뜨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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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pg


새벽일기

해마다 겨울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병이 깊어져

언제나 새벽녘에야 일기를 쓰게 됩니다.

오늘도 눈 내린 순백의 화면위에

사람이 그립다고

한 줄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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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pg
결과에 비추어본다면 저는 남의 여편네가 될 여자들에게 턱없는 기대를 걸었던 거지요.
천생배필은 따로 있는 겁니다.
희망을 가지고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엄청난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상대편도 가슴이 아플 겁니다.
때를 기다리다 보면 다시 만나는 수도 있지요.
집착할수록 비참해집니다.
실연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방법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지금 시인이 될 기회를 얻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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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pg

 

2월, 그대에게 바치는 時

도시의 트럭들은 날마다 살해당한 감성의 낱말들을
쓰레기 하치장으로 실어 나른다. 내가 사랑하는 낱말
들은 지명수배 상태로 지하실에 은둔해 있다.

봄이 오고 있다는 예감 때문에 날마다 그대에게
엽서를 쓴다. 세월이 그림움을 매장할 수는 없다.

밤이면 선잠결에 그대가 돌아오는 발자국 소리
소스라쳐 문을 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뜬눈으로
정박해 있는 도시 진눈깨비만 시린 눈썹을 적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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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pg

 

이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대의 안부 따위는 묻지 않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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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pg

이 가을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에

동행도 없이 낯선 길을 걸어와 비로소 텅 빈 거울 속을 들여다보네.
돌아보면 부질없어라 가슴에 무성한 쐐기풀
날마다 허망하게 일력이 한 장씩 떨어지고 기다리는 사랑은 끝내 오지 않았네.
부질없는 희망과 이별하고 부질없는 절망과 조우하고
어느새 지천명 암울한 이마의 주름살만 동굴처럼 깊었네.
이미 내게서 멀어져간 이름들로 눈시울 적실 나이는 지났건만
빌어먹을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
이 가을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 새벽까지 불면으로 뒤척이는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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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pg

가을날 그리움의 거처

..

그리움은 더욱 선명하고 쓰라린 화석으로
시간의 지층 밑바닥에 부각되겠지요.
아직도
그대를
잊지 못했음
이라고 누군가에게 짤막한 교신이라도 보내고 싶은 날입니다.
하지만 지난날 내 곁을 떠나가버린 모든 이들의 주소는
이미 오래전에 망실되고 말았습니다.
가을날 그리움의 거처는 바람의 거처와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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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pg
인간이 보는 장소에서 악행을 저지르면 인간이 그를 벌하고
인간이 보지 않는 장소에서 악행을 저지르면 하늘이 그를 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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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날때까지 아직 10억년 

저자: 아르까지 스뜨루가츠키
출판사:열린책들
장르 > 러시아 소설/SF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평론 그리고 추천을 보다가 같이 첨부되어서 흔들리고 있던 책이 러시아 소설인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 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형제가 같이 써낸 책으로 엄밀히 접근하자면 SF이지만 그다지 SF스럽지는 않고 소설같다. 즉 fiction 이라는 말이다.
 
주인공을 비롯하여 5명의 수학과 과학자들은 각기 자기 연구에 대한 성과물이 동등한 객체임을 알게 되고, 또한 이 성과물이 빚어져서는 안되는 이유들에 휩쌓이게 된다. 즉, 물질의 존재량이 항상 일정해야 한다는 명제아래 이 우리가 사는 공간도 그러한 법칙속에서 존재해야하는 근거를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집에 나타난 여자 그리고 알수없는 엉김들 게다가 익숙하지 않은 러시아 소설. 겨우 몇권 접해본 것이 그중에도 기억에 남아 사라지지 않는 건 톨스토이 단편선이나 닥터 지바고가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러시아 소설의 그 외울 수도 없는 긴이름을 제쳐두고서라도 내용자체와 그 특이한 발상에 의해서 흡입력이 있는 멋진 소설이다.
 
추천은 그닥 하고 싶지는 않다.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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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요람 
: 커트 보네거트

아이필드 출판사에서 나온 고양이 요람. 갈라파고스와 더불어 유명한 커트보네거트의 이 작품은 지인분의 소개로 손에 잡게되었다. SF물이나 디스토피아적 소설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 딱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이 출판사판에 해석의 문제인지 아님 내가 정말 이책에 빠져들지 못해서 인지 정말 지루하게 읽었다. 사실상 내용은 상당히 독특했다.

"보코논교"라는 종교집단에서 섭리를 기본축으로 하고, 아버지가 죽기전에 아이스나인이라는 화학물질을 전해줬던 과정을 쫓으며 인류를 파괴할 수 있는 실제적 물질을 정말 손쉽게 다루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추천해주신 분의 선택은 옳았지만, 정말 재미가 없었다.

갈라파고스를 안산게 다행이라는 느낌까지 들었을 정도니까 말이다. 나중에 나의 지식의 양이 커지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진다면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음. 그런데 이 책이 그때 다시 읽는다고 과연 재밌을까 라는 의문은............
 

> > 타 동호회의 SF 물로 이 책에 대한 평은 극으로 나뉘는데 나는 아마도 재미없다에 손을 드는 편일꺼 같다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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