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부드러워 (원제: Tender is the Night )
스콧 피츠제럴드 저 / 김문유,김하영 공역 | 현대문화센타 |2008년 02월

하지만 그 와중에 로즈마리는 뭔가 배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정확히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으나 나중에는 그날 오후를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했다. 그 순간에는 지난 즐거움과 앞으로 맞게 될 즐거움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즐거움 그 자체였다고 깨닫게 되는, 그런 평온 무사한 시간으로 말이다.  <1부>

피츠제럴드 소설이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원서로 단편을 읽는 것에 도전해 볼까 하다가 우연찮게 번역된 책이 있다는 것을 찾아내어 읽게 되었다.

이야기는 1부, 2부, 3부로 나뉜다.

로즈마리, 닉, 니콜 세 사람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로즈마리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2부에서는 화자가 닉으로 바뀐다. 닉과 니콜은 부부관계이고, 신인배우이자 어린 아가씨인 감성적인 로즈마리는 닉을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진다. 좀 당황스러운건 닉과의 관계를 로즈마리의 어머니는 너무도 쉽게 이해한다는 점이다. 이야기는 흘러흘러 닉은 로즈마리를 거부하지만 결국 사랑에 빠지고 사건속으로 빠지며 1부가 끝난다. 2부는 닉과 니콜의 사랑 이야기에 좀더 초점을 맞추어 풀어낸다. 다만 니콜이 환자였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기에는 약간의 반전인데, 서평들을 보면 반전이라고 정의하지 않는 것 같다. 반전을 좀 느슨하게 풀어내어서 별로 반전이라는 느낌이 없어서 그런듯. 정신병 환자였다는건 그리고 닉이 의사였다는건 반전의 범주에 들 수 있지 않을까? 둘의 사랑도 닉과 로즈마리의 사랑처럼 아름답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과 풍미는 좀 적다. 특히 뚜렷이 나타나는 기승전결도 없다. 개인의 일상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너무 잔잔해서 좀 지루함을 느낄 정도이다. 그러나 '닉'이라는 인물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이야기를 쫓아가고 싶게 만드는 인물이며 '니콜'에 대한 과거가 들어날 때는 1부에서 로즈마리와의 싱싱하게 느껴지는 사랑과 다른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해준다.  

덧, 크리스토퍼 프리스트의 매혹이라는 소설이 읽으면서 계속 떠올랐다.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게 중심이여서 그렇지 않았을까?
덧, 277pg 케스틸 비누향과 박하향이 난다고..Castile soap 이겠지? 근데 이게 내가 상상하는 화학제품 비누가 맞나? ( 강신재씨의 <젊은 느티나무>에 등장하는? 맞다면 그런 묘사적 향취는 강신재씨가 더 적절하게 사용한듯. )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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