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피츠제럴드 단편선 (1~2 )
스콧 피츠제럴드 저/김욱동 역 | 민음사 | 2005년 08월

<1권>
다시 찾아온 바빌론
겨울 꿈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
광란의 일요일
기나긴 외출
컷글라스 그릇
분별있는 일
부잣집 아이
오월제

<2권>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얼음 궁전
해변의 해적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집으로의 짧은 여행
해외여행
- 줄표. 지난번 읽은 것과 중복.

15개의 단편 중에서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던 <컷글라스 그릇>,<얼음궁전,<해변의 해적>은 이전에 읽었던 단편선에서 읽었기 때문에 12개의 단편을 건진 셈이다. 민음사 책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피츠제럴드 소설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에 두권다 구매를 했다.(2권짜리라...)

예상대로 매우 좋았다. 처음 단편부터 좋았는데 <다시 찾아온 바빌론>에서 실패한 아버지가 딸을 찾으려는 모습 그리고 그 좌절이 절묘하게 엉겨져있는데, 그런 이야기 구조 자체, 그 시대자체가 너무 좋다는 느낌이들었다. 물론 딸이나 아버지 입장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국의 문화에서는 일어나기 좀 힘든 구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뒷부분으로 갈수록 너무 연애이야기가 많아서 좀 아쉽기도 했는데, 이런 연애소설인 글이 재밌다는 느낌이 드는게 내가 연애소설같은 통속적인 이야기를 즐기는데 SF나 환상문학을 좋아한다는 페르소나를 쓰고 살았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그래도 <다시 찾아온 바빌론>이 연애이야기는 아니니까.ㅋㅋ

<분별있는 일>도 재밌었는데 사랑하는 남녀가 헤어지며 1년후에 만나게 되었는데, 마지막 남자주인공의 말이 압권이였다. 그때의 4월이 같은 4월이 아니고 그때와 똑같은 사랑은 없을거라는 논리의 이야기였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옛 10월이 떠올랐다. 그 어린 시절에도 달콤함이 씁쓸했는데, 후회하지 않았던 건 아마도 위의 문장과 같았던 듯 싶다. 

그 다음 <부잣집 아이>. 끝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였는데 부자인 남자가 한 평범한 여자인 폴라(폴라 맞나..-,-;)와 사랑하게 되고 결국 그 여자와 이별하는데,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을거라고 하며 수많은 세월이 흐른다. 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였다.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서술하는 하는데 그게 문체에서 느껴지는 것도 색달랐고, 폴라에 대한 차분함이 글을 읽으면서 보이고, 대조적으로 주인공 남자의 맥주 거품같은 삶이 느껴졌다. 주인공 여자가 그 부자남자친구과 엮이지 않았음에 아쉽다기보다 반대로 주인공 남자가 망설임과 불확실함때문에 여자친구인 폴라를 잃어버리는것이 아쉽다는 느낌이 더 들었다. 아무래도 관찰자가 남자의 친구여서 그런가?

2권에서는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이게 가장 인상적인 소설이였는데 로키산맥 근처에 산만한 다이아몬드를 가진 부자와 그를 찾아간 소년의 이야기이다. 마지막 장면도 예상함직한 결말이였지만 매우 재밌는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벤자민버튼>. 아쉽게도 이 소설보다는 비슷한 주제인 <막스 티볼리의 고백>이 더 낳은 듯 싶다. 그래도 놀라운건 피츠제럴드가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을 썼다는것이다 ㅠ ㅠ 완전 감동이다!!! 게다가 뒷부분에 <집으로의 짧은 여행>이나 <해외여행>은 일반 문학보다 환상문학에 더 가까운 소설이다. 유령이나 도플갱어에 대한 이야기이니까!!! 완전 멋진 소설가아냐?????

전체적으로 부에 대한 허망함 등을 보여주는 소설이 많아서인지 부잣집의 자제가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것보다 소설이 달착지근한 것은 읽으면서 이러한 부의 허망함도 망각시켜주는 낭만적인 박동이 있다는 것이다. 아아..-,- 딴것도 사서봐야하나.
고민스럽다. ㅠ ㅠ 너무 좋아!!!!!

.... 배명훈님을 배신하고, '절망의 구'를 읽고 김이환님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은지 채 육개월도 안되서 '피츠 제럴드'로 갈아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강남에서 김이환님을 잠깐 뵈었을때 싸인을 못 받은건 이런 숙명이 있었던거다. 나같은 일개 팬이 사라진다고 해서 국내 작가들은 신경안쓸테니 바로 갈아타야지 ㅠ,ㅠ 아 너무 좋아 피츠제럴드.
Posted by 랄라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