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아가씨와 철학자들
스콧 피츠제럴드 저| 박경서 옮김 | 아테네 | 원제 Flappers and Philosophers | 2007년 11월

<앞바다의 해적>,<얼음 궁전>, <머리와 어깨>, <컷글라스 볼>, <베르니스 단발을 하다>, <성체 강복식>,<댈리림플 나쁜 길로 빠지다>,<네번의 주먹질>

8개의 단편 모음.

<위대한 개츠비>를 재밌게 봤는데, 지난주에 백화점 앞에 갑자기 싼값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어서 냉큼 집어들었다. 무거운 가방만큼 살짝 지루하지 않을까 고민스러웠는데, 다행스럽게도 매우 재밌었다. 인상적인 스토리는 정말 최고였다.

오랫만에 이야기를 읽으면서 재밌다는 느낌내지는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읽으면서 작가가 묘사한 사람들이 상상이 되는건 처음이였다. 이런 사람이 아닐까 하고 얼굴이 그려진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극적 스토리에서 결말부분이 나른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좀 아쉬웠달까? 재즈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라고 하는데, 단편으로 다작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만큼 가난해서였던 것 같다.

맹랑한 아가씨가 등장했던 <앞바다의 해적>, 비극적인 스토리에 냉랭하고 차가운 글라스 볼의 이미지를 투사시킨 <컷글라스 볼>, 냉랭하게 사촌과 대립하고 다시 파티에 나가는 <베르니스 단발하다>, 오랫만에 오빠를 만나는 <성체 강복식>, 야근에 찌든 주인공의 인생역전 <댈리림플 나쁜길로 빠지다>, 인상적인 불륜행각을 보인 <네번의 주먹질> 그리고 가장 재밌었던 <머리와 어깨>.
<얼음궁전>약간 재미없었지만 그래도 볼만은 했다.

<머리와 어깨>, <컷글라스 볼>이 가장 재밌었는데, 댄서인 여자와 철학자인 남자가 만나 결혼을 하고 서로의 직업이 서서히 바뀌는 장면과 마지막에 남자에게 나타난 극적인 장면은 너무나도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진화생물학적으로나 성 생물학관련 서적에서 등장하는 속된 진실의 세계는 그곳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깔려있었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즐거웠다고 할까? 여자가 글을 쓰는 장면에서는 따뜻함을 느꼈는데, 남자가 곡예를 하는 장면에서는 약간 안타깝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배신이라는 단어가 없는 상상의 공간에서 그 남자도 행복했을꺼라고 생각이 들었다. 제목마저 명료한 느낌. 너무도 다정한 느낌으로 <머리와 어깨>를 읽고 나니 비극적인 <컷글라스 볼>이 바로 이어졌는데, 냉랭함, 운명의 잔혹함이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글라스 볼로 전이 되어서 이 단편도 매우 재밌게 봤다.

간만에 매우 재밌게 읽은 단편. 책표지의 사진이 피츠제럴드 사진인가? 매우 잘생겼네.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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