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전쟁

Book/읽은 책들 2010. 2. 19. 17:35

정자전쟁: 불륜, 성적 갈등, 침실의 각축전
로빈 베이커 저, 이민아 역 | 이학사 | 원서 : : Sperm Wars


진화생물학 혹은 진화심리학 쪽 서적인듯. 과학서적이다.
성생물학자인 과학자가 썼다. 꽤 두께가 있는 책인데도 각 챕터의 앞부분에 삽입된 내용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내용이 많아서인지 재미가 있다. - -; 앞부분의 사례는 거의 부부클리닉을 넘어선 수준으로 엊그제 읽었던 장용학님의 소설을 능가한다. 물론 문화적배경이 미쿡이여서 그럴런지도.. 결과적으로 난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완전 모르는 세계를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내용이 있기도 했고, 농밀한 내용들이 아침 드라마보다 진했다.뭐 다그런건 아니겠지 하면서 봤다. 그러나 뒷부분으로 갈 수록 좀 슬프다고나 할까?

책에서 저자는 호르몬이나 뇌에 지배를 받아서 다양한 형태로 종족을 번식하는 경쟁게임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예를들어 부부사이에 외도, 애인강간, 동성애나 혹은 양성애, 여성자위나 몽정 등에 대해서 아주머니들 읽는 야한 소설 투로 쳅터에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를 하고 뒷부분에는 생물학적으로 호르몬이 어떻게 나오고 진화심리학적으로 왜 그런 행동을 호르몬, 정자가 부추기는지에 대해서 논하는 방식이다. 물론 읽으면 완전 호기심으로 둘러쌓였던 세계가 열린다. 남성의 동성애나 여성의 동성애가 왜 번식에 도움을 주는지, 혹은 여성 중에 양성애자가 왜 적은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니까.

그러나, 결국 나는 이 책을 읽고 슬펐다. 물론 소설일지도 모를 짧은 사례들의 종말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한때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했던 감정들을 시간 뒤로 보내고, 서로 다른 누군가를 원하며 살아가는 장면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두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쉽게 결정하지는 않지만, 한번 결정을 하면 좀처럼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나와 같지는 않다는 것이... 뒷페이지를 넘길수록 슬프다.

책은 강추.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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