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반야바라밀경
내가 가장 좋아했던 1984.그리고 가끔씩 만나는 책들.아마 올해들어 가장 재밌었던 책을 꼽으라면 '투더스타' 정도가 되겠지만, 감동적인 책이라고 한다면 금강경일 듯 싶다. 일에 치이고, 삶에 치여서 눅눅해진 기분일때 구원같은 금강경이였다.나는 불제자라 하기에는 미묘한 종교관을 그리고 있다.불교라기보다는 더 종교에 냉혹한 무교인이였다. 사실 금강경보다는 유마경으로 시작하고 싶었으나, 금강경을 읽게 된 연유는 山君 언니의 일화때문이었다. 어느날 뜻 없이 남에게 德을 베푼 행동으로 인해서 금강경을 얻은 과정을 듣고 나도 불교경전은 금강경으로 시작하고 싶었다.그리하여 금강경 책을 찾다가 판매 순으로 따져서 정말 생각없이 도올의 금강경을 집었지만 결국 읽은 책은 잊고 있었던 집안 책장 구석 안에 있던 원문만 추려진 금강경을 이제서야 재회하게 되었다. 출퇴근이 힘겨운 나에게 구원처럼 내 손에서 펼쳐졌다.(사실 논어를 읽고 애매한 문장들에 대해서 구원의 손길을 뻗으려 山君 언니께 전화를 드렸을 때 주석 달려진 책보다는 원문만 있는 책 중심으로 읽기를 권장하셨고, 모르는 문구는 사형께 여쭤보라 일러줬다.)
수보리에게 부처가 하시는 설법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고, 특히 '능정업장분 제십륙' 편에서 "또 수보리야,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어 읽고 외우매 만약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았다면 이 사람은 선세의 죄업으로 응당 악도에 떨어질 것이지만 금생에 사람들이 업신여긴 탓으로 전생의 죄업이 곧 소멸되고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리라." 라는 말에서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가 사형과 緣이 닿지 않았다면, 아마 난 기독교인은 되지 않았을지라도 불제자는 되지 못 했을 성싶다.지난 많은 날들이 떠올랐다. 내가 극도로 불교에 대해서 불만을 가졌던 점에 대해서 엄마가 못마땅해 했던 점.(이유인즉 난 무언가에 의한 강요를 매우 싫어한다.) 물론 그로 인해서 내가 불교를 택했을 때 엄마가 사형을 매우 좋아하게된 계기가 되긴 했지만..뵙고 싶고 묻고 싶다. 왜 부처의 설법이 그렇게 난해한지. 극도의 난해한 있는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상태가 주역에서는 해석이 어떻게 되는지..라마도 재밌지만, 과학도 재밌고, 불교경전도 무척 재미나다. 오랜만에 마음이 청정해진 기분이다.
가만히 드는 의문은 왜 예수가 존경받게 됐는지 모르겠다. 물론 십자가에 못박힌 것 정도는 기억이 나는데, 성경을 다 읽은지 7년전이니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 - 다만 기억에 남는 건, 누가 누구의 자식이라는 등의 가족계보만 잠시 머리를 스칠뿐. 다시 읽어봐야겠다. 아님 물어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