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타워

Book/읽은 책들 2007. 11. 15. 17:49

< 블루 타워 >
원제 : BLUE TOWER ブル-タワ- 

저자 : 이시다 이라 저 / 역자 : 권남희
출판사 : 문이당
출판일 : 2006년 07월 

 구매의 충동. 배송료의 절약. 이 두가지 문자놀음으로도 이 책을 사기에는 충분했다. 오랜만의 일본류 SF의 만남. 물론 YES24 회원 리뷰를 안봤음에 조금은 다행이었다.지금 1/2 정도 독서중이고 이 내용에 무척 만족한다.사형께서 일리움 반 이상 읽으신걸로 날 조금씩 경쟁심리로 부추기지만, 내가 간만에 매우 흡족한 SF를 읽고 있기 때문에 일리움 정도는 나의 호전적인 경쟁심리를 자극할 수 없다. (특히나 프라이데이를 매우 즐겁게 읽으셨다니 나도 제자로써 너무 기쁘다.) 예전에 독후감 쓰던 방식을 고수해 볼까 하다가 오늘 겪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지워낼 수가 없다.

아아아. 블루타워의 주인공의 의식구조도 마음에 들고 뭐랄까 디스토피아계열의 소설을 정말 오랜만에 만난 것 같아서 기쁘고, 게다가 더 기쁘건 너무 재밌어서 술술 넘어가고 YES24 독자리뷰가 이 책에 만큼은 이시다 이라에 대해 실망했다는 평가가 많아서 기쁘다. 사실 난 주류를 따라가지 않는 인물 중에 하나라 남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내가 무척이나 좋아했던 캐논변주곡. (물론 익숙히 많은 사람들이 알았겠지만,,,) 전지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 삽입후 이 곡에 대한 애착이 사라져버렸다. 또한 당신도 알만한 <나에게 넌, 너에게 난> 이 곡이 사람들이 익숙치 않을 무렵 어쿠스틱 기타에 심취해 있던 시절 이대 낡기의 무대위에서 흘려퍼지던 이 곡을 난 무척 사랑했다. 그런데  조승우의 영화 <클래식>에서 유명해지던 이후로 난 이 곡에 대한 애착이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주류 음악을 좋아라 하지 않고 비주류를 사랑하는 나는 소설이나 문학에서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아 이 책의 주인공 슈지의 인간성도 마음에 들고, 그의 의식구조도 마음에 든다.특히 간만에 마음에 드는 구절도 있어서 갈취해본다.

108pg  < 어떤 세계에 있든 상관없다. 주어진 순간에 생기 있게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이다.>

 .. 어떤 때든 어느 곳에서든 다른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생기를 주는 나 雲芝가 되자... 

286Pg

"그게 아냐, 코코. 너는 자신이 독립된 인격이라고 말했다. 알겠나, 단순한 프로그램이나 AI가 아니라, 진정한 인격이라면 자유롭게 행동 할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것이라면 상위의 명령에 거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코, 어떤 정의도 너를 사람으로 만들어 주지 않는다. 우리가 빠진 이 깊은 함정 속에서 최후의 최후에 무엇을 할지, 그것이 너를 진정한 인격인지 아닌지 시험한다. 코코, 나와 함께 싸울텐가." 

.....

 "저는 복잡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정말 하나의 인격입니까. 저는 정말 자유롭고, 독립된 존재입니까?' 

292Pg

"저는 예전부터 사람이라는 존재가 신비로워 견딜 수 없었습니다. 슈 님, 아십니까. 인간은 모순에 가득 찬 존재입니다. 미워하면서 사랑하고, 부수면서 만들고.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자가 다음 순간에는 딴 사람처럼 변신하여 인간성의 정점에 섭니다. 숭고함과 어리석음, 추한 욕망과 투명한 동경으로 갈라져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저희 AI는 절대 실수를 하지도 않습니다만, 그렇게 눈부신 도약도 모순에 괴로워하는 것도 할 수 없습니다."

 ... 

"제가 사람들에게 배운 것은 , 0과 1, 정과 사의 이진법이 아니라 그 양자의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온이기도 하고 오프이기도 하고, 너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하다. 인격을 구성하는 프로그램의 구석구석까지 그 성과를 반영시키느라, 이렇게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담 하나, 오늘 아카데미 뒷풀이에서 만나신 인상적인 형님 한분의 이야기.나이는 대략 40대초 중반 그냥 나의 기억으로는 대한항공에서 종사하시는 분 중에 한분이다. 그저 술자리에서 몇번 뵙고 지나가신 분인데, 즐겁게도 오늘 술자리에서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 빠져서 SF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가장 감명깊게 본 SF소설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바로 <타이거!타이거!>를 말씀하셨다. 물론 나의 추천 SF 소설은 <유년기의 끝>이나 <쿼런틴> 이었지만, 가장 좋아하는 소설은 <1984 > 라고 말씀드렸더니 바로 아셨을 때의 그 쾌감. 엮여지지 않을 장소에서 우연한 이야기의 엉킴에 대해서 매우 즐거웠다. 특히나 복거일씨 에 대해서 아시는 걸 보면 꽤 SF를 많이 보셨나보다. 부럽네.. 갑자기 항공사와 SF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상상하니..

Posted by 랄라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