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한 이유 - 그렉 이건

간만에 그렉이건. 장편이 아니라서 좀 아쉽다.

적절한 사랑 - 남편이 사고당해서 뇌를 살리기 위해 남편의 뇌를 자신의 자궁안에 2년간 넣어다닌다는 이야기. 임신을 2년이나 한다는 것인데.....-_- 입덧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100광년 일기 - 미래의 일을 알 수 있는 장치가 생기고 이로인한 한 사람의 인생변화 철학이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일기장이 공개될 소지가 있다면, 역시나 자기 불리한 일들은 잘 적지 않는가보다.중간에 무척 철학적이고, 적절한 사랑보다는 좀 과학용어가 많아서 어려웠다. 주역 배울때도 미래를 알아서 좋을 것은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었는데( 미리 본 영화를 또 보면 재미있겠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인생이나 사람이나 큰 패턴에서 어긋나지 않고 살아가는걸 보면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 안다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 

내가 행복한 이유 - 암에 걸려 의뇌를 장착한 사나이의 이야기. 이야기 중간에 당황한 것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부모가 많은 부분 희생을 했는데, 결국 부부는 이혼한 것이 주인공의 주된 이야기보다 많이 충격적이였다. 의뇌를 장착하고 패널을 조장한다는 설정이나 그 이전에 감정의 격변이 변화하는 과정이 집중하게 만들었다. 내용에 언급된것처럼 약물을 통해 즐거운 상태인 것과 달리기를 통해 즐거운 상태인것이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하는 철학적인 생각을 잠시 했다. 
주인공처럼 암에 걸리고 약물치료의 부작용으로 우울상태가 지속되며 그것으로 평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초반의 서사에서 그 삶이 의미가 있는건가 하는 지점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그럼에도 살아가야하는 것인가? 코로나 시대에 남은 일생을 재미없게 산다면 그것이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위험을 방관한채라도 즐겁게 하루를 채워야 하는가.

무한한 암살자 - 평행세계를 관통하는 존재가 특정인을 제거하는 기관의 명령을 받고 무수히 많은 평행세계의 한 곳으로 임무를 수행하러 간다. 나라는 존재는 어느 곳에서는 임무를 수행하고 어느 곳에서는 실패하는데 과연 이곳의 나란 존재에 대해서 무척 어렵게 표현해놨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기시감'이라는 단어 내지는 공포라디오에서 신비체험을 했던 사람들의 몇몇 이야기들이 떠올랐다.(자기랑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났다거나, 혹은 어느 역이나 공간에 갔는데 없던 공간과 맞딱뜨리게 되는..) 일반소설에서 판타지스럽거나 쉽게 접했던 같은 부류같은 이야기가 과학소설 작가가 쓰면 이렇게 어려워지는구만... 

도덕적 바이러스학자 - 종교에 심취한 주인공이 동성애자나 유흥업종사자들을 없애기 위해 바이러스를 만들어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조건이 생긴다는 이야기. 꽤 재미있게 읽었고, 요새 뉴스에 언급됐던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떠올랐다. 

행동공리 - 살해당한 아내의 복수를 위해 대뇌 임플란트라는 기술을 이용한다는 이야기. 복수가 정당화 되는가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해보는 지점을 주지만, 딱히 재밌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좀 적은 소설이였음

내가 되는 법 배우기 - 이것도 뇌가 주된 주제. 뇌와 동기되는 불사의 '보석'이라는 장치를 이식하는 문화가 형성된 사회.이를 거부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한번 배운 것을 영원히 저장하게 하는 장치가 있으면 에너지효율(?)상 좋긴할 듯 싶은데.. 이야기는 자아와 보석간의 간극에 대해서 이끌어 나감. 고전소설을 읽었을 때도 그렇고 불사불멸은 별로 좋지 않은 듯. (보부아르의 인간은 모두 죽는다가 불멸의 이야기중에서는 제일 재밌던걸로 기억이...)

바람에 날리는 겨 - 처음에 겨가 뭔가 했음. 아마존 정글에 들어간 유전학자를 찾으러 가는 이야기. 마약으로 엮여진 정글 동네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는 재미외에는(아마존을 덮어버린 신비한 변종 식물 엘니도의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재밌지는 않았음. 

루미너스 - 수학자가 중심인 이야기인데, 읽으면서 무척 어렵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좀 발상이 독특하다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수학명제가 통용되는 세상과 양자적인 위치에서 아닌 세상의 대립을 이야기한다, 컴퓨터를 통해 내가 가진 명제가 아닌 세상과 싸우는데, 이런 생각을 소설로 쓴게 더 놀라움. 수학이나 과학을 좀 더 공부하고 읽었다면 내가 '명제'라고 지칭하는 단어 자체를 다른 표현을 생각해서 말하고 또 느끼지 않았을까 읽으면서 생각했다. 

실버파이어 - 단편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염병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전염병을 퍼지게하는것을 맹신하는 집단(사이비 종교라고 해야하나..)과의 관계가 뭔가 기존의 종말론적 사이비종교 행태와 비슷해서 읽는데 재밌었다. 이전 소설들이 난해한 분야의 언어로 이야기를 진행해서인지 그나마 읽기 쉬웠다. 

체르노빌의 성모 - 동방정교회나 이런걸 잘 알지 못해서 초반에 읽는데 버걱대면서 읽었는데 읽다보니 추리소설느낌도 있고 뒷부분에서 "앗!"하면서 사진부분과 묘하게 엮여 논리가 생기니 재밌게 봤다. 역시 사람들의 믿음이란....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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