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의 도적 
채영주| 열음사| 1993.03.01 | 326p

빌려주실 때, SF라며 기대감을 잔뜩 부풀리시고 대여해주셨다. 읽은 소감은 글쎄다, 이 책이 과연 SF인지는 의문?! 

미래인이 역사를 바꾸기 위해서 장윤이라는 인물에게 사건을 변화시킬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까지 사건에서 미래인이 등장하지는 장면은 없다. 장윤이 만나서 전하는게 전부고 너무도 어리숙하게 사건을 이끌고 나가는 주인공들은 이말을 믿는다. 물론 마지막 장면인 음악회에서 장윤의 행동을 뒷받침할만 증거물이 제시되기는 한다. 그러나 고도의 진보된 미래사회를 보여주거나 때가 미래라고 느낄 수 없어서 SF로써 명명하기에는 좀 아쉬운 감이 있다. 

사건의 큰 줄기의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광주. 이 책에서 광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광주항쟁>이 아니더라도 빛바랜 책장에 쓰여진 <광주>라는 단어는 80년대의 광주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어느 부분에선가 먼 미래라고 정의되는 때가 2003년이니 (물론 뒷부분에 2040년대 이야기가 잠깐 언급되기는 하지만,,,) 2010년을 바라보면서 살고 있는 나에게는 미래라는 느낌을 쥐어줄 수가 없는 것이다. 차라리 복거일 아저씨의 <역사속의 나그네>처럼 아주 뒤로 가버리시지...

특이할만한 점은 북한과 남한이 통일이 되고, 남한이 북한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장면이다. 하숙집이라는 단어마저 70~80년대의 느낌만 가득하게 한다. 

책을 읽고 어쩐지 지은이가 인상적이여서 검색을 해보니  요절한 작가이며 췌장암으로 40세에 죽었다고 한다. 이 책은 꽤 구하기 힘든 책이라고 한다.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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