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이면
이승우 저 | 문이당
남편은 재밌게 읽었지만, 나에게는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 하고 내가 빌렸는데 남편이 먼저 읽고 건네받았다. 엊그제 읽었던 "욕조가 놓인 방"이 줄거리가 매우 단순했기 때문에 이 책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주 단순한 줄거리의 소설은 아니였고, 예전에 읽었던 헤세의 "페터 카멘친트"나 "데미안" 모르손의 "양지바른 언덕의 소녀" 등이 떠올랐음.
물론 성장소설이라는 맥락에서는 그런 소설들이 떠올랐고 모르손 작품에 빗대서는 달달한 느낌이 없긴 하지만, 뭔가 신부나 목사가 되려고 교회당에 오가는 설정이나 그 곳에서 성장되는 모습이 앞서 말한 소설들을 떠올리게 했나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남자주인공인 소년이 아버지 없어 엄마와 살고 있고 근처에 큰아버지댁에 오가는데, 감나무가 열린 뒷뜰에 가지 말라고 하는 금기를 어기고 다녀오다가 그 뒷뜰 앞 방에 감금된 남자를 보게 된다. 감을 가져오다가 걸리면 큰아버지한테 매우 혼나지만, 또 손에 감은 쥐어주는 이상한 행위를 소년은 이해하지 못한다. 어찌어찌하여 엄마가 사라진 후에 이 집에서 나오게 되고 우연찮게 엄마와 연락이 되어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내용이 예상할만한 지점에서 통용되는데도 재밌다고 느낀 연유는 아마도 소년의 감정변화 선이 이해가능하면서 뒤의 행동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승우씨 소설도 재밌기는 했지만 이런 심각한 이야기 말고, "삿포로의 여인"같은 이순원씨 소설이나 왕룽일가의 박영한씨 소설 같은 그냥 오모조목한 사람들 사는 이야기가 읽고 싶다.
그러나 내 손에는 " 기욤 뮈소" 책이 들려있고...ㅎㅎ
추석때는 책이나 엄청 빌려서 독서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