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은 회사에서 SK::LG 전 야구장을 관람을 매니저들과 했다. 그것 빼고는 일상이 집-회사 다시 집-회사 의 연속이다. 딱히 친구를 만나거나 통화하거나 하지 않아도, 책을 읽지 않아도 내가 무언가 계속 하고 있다. 예를들어 산후조리원 투어를 다닌다던지 혹은 아이에게 필요한 보험을 알아본다던지 하는 것들로 시간을 쏟고 있으니 책을 빌리지 않는 이상 특별히 비용이 부과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줄이려고 한다.
예전같으면 그 밀알 크기의 열정이라도 남아있었더라면 운동을 한다거나 미친듯이 책을 읽어댄다거나 했는데, 집에서 회사 나왔다가 들어가는 그 시간에 멍때리며 집에 빨리 도착해서 누워있고 싶다는 소망뿐이다.
다행인 것은 회사에서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고, 먹고 싶은게 생기면 야근식대로 맛난거 먹기도 하고, 업무적으로 야근생기는 일은 거의 정해진 날짜에 이뤄지기 때문에 아주 만약에 내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정말 삶을 지루해했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독서를 하거나 레저를 하거나 커뮤니티를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하는 것들이 한때라는 느낌을 연애 직전에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그럴꺼 같지는 않다. 가끔 늦은밤 집에 오다가 술자리를 보면 뭐 나도 저런 시기가 있었지 하는 생각이지 그것이 아직 주부의 삶에 엉겨있지 않아서 인지 향수에 젖지는 않는다.
임신때문에 가끔 막걸리나 맥주의 목넘김을 느끼고 싶을때만,
KBS 나 EBS에서 하는 여행프로그램을 볼때 그들처럼 훌쩍 떠나는게 매우 쉬웠을 그때에만 옛 생각을 가끔한다.
20대에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찾아다니다가 30대가 되니 남겨진 사람들만 만나고 새 사람 만나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떤 사람이 성장해서 발전하거나 혹은 쇠락하거나 하는 모습을 어느 정도 지켜 본 나이가 넘어가고 나니, 화려한 삶을 살거나 반대로 암울한 삶을 살거나 그런 것들이 도토리 키재기 차이지 인생 별반 차이없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만남의 인연으로 인해서 좋은 영향을 받든지간에, 나쁜 영향을 받든 타인의 인생은 결국 타인의 인생일 뿐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