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 별
문학동네, 황석영 저
이 소설이 처음에 인터넷으로 연재되지 않았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아마 이 소설 아니면 바라데기였나 둘중에 하나였던 듯 싶은데.. 10대 후반에서 20대초반을 넘어가는 소년의 성장기를 전한다. 배경은 70년대. 후반부 다다라서 신촌의 농촌풍경을 이야기 할때 특히 낯설었다. 마포종점에서 신촌 넘어가면 개구리가 많이 울정도라고 표현한 부분은 내가 만약 소설을 쓴다고 해도 표현하기 매우 힘든부분이겠구나 싶었다. 따라서 한국문학에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같은 서정적인 장면은 21세기를 사는 나 혹은 동시대 작가들이 경험하지 못했고 또한 오감을 전달한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독자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여서 영혼까지 울리는 전달은 불가능하겠다 싶었다. 내가 빈대만나기 전과 빈대 만난 후에 빈대에 대한 느낌이 전혀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나에게는 70년대에 대한 기억이란 없다. 70년대의 내 기억은 사진이나 영화뿐이여서 웬지 나에게 70년대는 흑백이고, 하늘도 흑색이다. 80년대에 컬러텔레비젼때문에 그때부터 총천연색이다. 다만 디지털티비와 같은 선명함은 없고 기억마저 불룩튀어나온 배불뚝이 그 시대 모니터의 화면마냥 기억이 되는게 전부이다. 아장아장걷던 80년이고, 엄마 손에 이끌려 동네를 돌아다니거나 가끔 멀리 할아버지댁에 다녀온게 내 어린시절 인생의 거리이기 때문에 그 당시의 서울이나 명동 혹은 도봉산이라던지 부산같은 대도시에 대한 이미지는 전무하다. 그래서 가끔 아쉽다. 서울의 개발이 많이 일어나지 않았던 시절에 도봉산이라든지 여의도라던지 미사리라던지 하는 곳에 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이 책은 그런 기억들을 꺼내게 했지만, 성장하는 사춘기 소년의 심정이 그리 와닿지는 못했다. 어쩌면 소설의 후반부에 너무 많은 도시들을 무전여행하는 전개가 공감되지 못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