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 과학소설 걸작선-02 정거장
클리퍼드 시맥 저/안태민 역 | 불새 | 2013년 09월
불새출판사 표지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출판물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도 아닌데 책은 분명 구매해놓고서는 읽지 않는 예의는 뭐람..ㅋㅋ어쨌든 그래서 남겨놓은 "바실리스크"를 볼까 하다가 어쩐지 손이 가는 '정거장'으로..무척 지루할꺼같다는 이상한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결과는 정반대. 그 SF오덕의 본능이 꿈틀꿈틀 거리면서 너무 재밌게 읽었다. (이러다 또 SF 막 지르기 시작할꺼 같음..-_-;; 참아야지)
SF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애잔함과 고독. 그리고 그 낭만을 한꺼번에 느끼게 해줬달까?
"화성의 공주"의 느낌도 있고, 영생을 어느 정도 보장받은 주인공은 보부아르의 <인간은 모두 죽는다>의 감성도 담겨있고, 영화 맨인블랙의 외계행성의 친구들을 만나는 느낌도 느낄 수 있다.
"정거장"은 제목 그대로 은하연합의 정거장 역할을 하는 지구의 문지기 이야기이다.
늙지않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정거장"이라는 책은 처음 읽을 때는 불사의 이야기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의문의 집을 통한 환기는 이야기 전개의 궁금증 때문에 손을 놓지 못하게 했다. 특히 집안에 들어가면 늙지 않는다는 설정이 다른 소설에서 약을 먹어서 늙지 않는다거나 악마에 영혼을 팔아 늙지 않는다거나 혹은 냉동되어서 늙지 않는다거나 하는 점과 달라서 신선했다. 한 문장에 대한 배경 설정이 소설의 재미를 다른 방향으로 끌어내고 있다는것이 읽으면서 무척 즐거웠다.
중간에 읽을 수 있는 여러가지 외계의 장난감들 뿐만아니라 환영의 존재와 사랑하는 주인공 이야기와 마지막의 극적인 반전(?) 결말 또한 재밌게 읽었다. 정거장 문지기의 고뇌도 느낄 수 있었고! 오랫만에 SF 읽으면서 강추소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