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원숭이
박인덕 / 인덕대학
찾아서 본 책. 한국의 개화기 시대 최초라는 수식어를 많이 이름에 새긴 여성의 삶을 6.25전쟁이 끌날때쯤까지 이야기하는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소설같지만, 자서전 느낌이 짙다. 초창기 이화여대 졸업생으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다. 불교였던 어머니가 개종하고 그 시대에 이혼하면서 여자아이를 아들처럼 키워내고 주인공 여성은 1900년대 초반 미국, 유럽 등을 순방하며 선교사업을 통한 연설을 한다. 국사책에서만 읽었던 애국부인회인지 뭔지 하는 단체에 가입한 신여성이였던 것. 애둘 낳고 선교하러갔다가 무능한 남편이 첩질하고 있으니 이혼하는데, 이 여성말고 나혜석이였던가 그런 일제시대 초기의 여성이 떠올랐다. 한국인을 서양인에게 소개하는 방식이 매우 재밌었고, 책의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신자인데 반해 내용 중에 십이지지를 통한 사람의 성격과 궁합 그리고 운명론이 엮여있어서 초기 기독교 신자들의 사고방식을 좀 엿볼 수 있었다. (책 말미에는 띠별 궁합과 성격이 나와있다는..) 이 책은 쓰여질 당시 영어로 되어있었고, 박인덕 여사가 인덕대학을 세우고 난 후에 학교에서 영문판을 번역한 듯 싶다. 특히 이 책은 미국에서 그 당시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책은 무척이나 재밌었다. 신여성이 된 사람의 눈에서 구시대 남자의 첩이나 한량끼가 너무나도 당황스러웠고, 매우 중요한 교훈은 결혼을 급해서 하면 안되는구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