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저 | 오픈하우스 | 2010년 01월
이상하게도 이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상훈님이 말씀하셨던 뒤에 누군가 있다는 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쩌면 뒤에 존재하시는 분들이 이 작가의 뒷분들과 잘 안맞는 것 같다. 읽었던 책들을 나름 재밌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에 대해서 개인적인 느낌은 그냥 '싫다'이다. 이유는 없음. 그러니 신기하지.ㅋ
어쨌든 예전에 책을 통해서 공지영 작가의 다른 책들을 몇권 읽은 적이 있었는데 느낌은 꽤 글이 읽기 친숙하고 잘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도 마찬가지로 어렵지 않게 재밌게 읽었다.
세명의 여자 대학동기생의 이야기이다. 셋다 결혼생활이 불행하달까? 헌신으로 남편을 보살핀 영선이, 이혼녀 혜완, 그리고 경혜.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몇달전 동생이 나에게 이 책 사달라고 했던것 때문이다. 인상적인 말은
"경혜는 그를 사랑하는게 아니고 제 자만심을 사랑하는거야" -34p
바람난 남자를 선택한 경혜에 대해서 나머지 당한(?) 두 친구가 이야기 하는 장면이다. 결말도 그 남자와는 좋게 나지 않은 것이 당연하지만 저 문장은 잘못된 것 같다. 자신의 자만심이 아니라 자존감이 떨어지는 여자였기 때문에 나쁜 남자를 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책을 읽으면서 앞부분에서는 작년에 당한(?)일이 떠올랐고, 뒷부분에서 바람피는 남자들에 대한 장면은 집안(?)일이 떠올랐다.
어제 부모님을 보며 희희낙락하고 지내는 것을 보니 무슨 프랑스 블랙코미디 같은 생경한 느낌이였다. 동생도 너무 적응할 수 없고 둘다 싸이코 같다며 짜증만....-_-; 대체적으로 결혼생활에서 천생연분을 만나서 결혼하는 것을 이혼한 사람들은 포기한 것 같다는 생각이 얼마전 들었다.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어서 안하고 있다"라고 하니 이혼하신 분들은 그게 그리 좋지는 않은 생각같다고 조언해주었다.
아빠가 절대 아니라고 우기시는 믿거나 말거나 외도를 통해(물증 심증 내가 다 매의 눈초리로 다 봤는데!) 내가 얻은 이점은 나에게 결혼강요에 대한 명분이 사라져서 좀 살기 편해졌다는 것인데, 그와 더불어 결혼이라는 것에 그나마 석준씨를 통해서 가졌던 일말의 사랑에 대한 환상을 다 깨부셨다는 것이다. 득인지 실인지 모르겠으나..
위의 책을 읽으면서는 나보다 현실이 더 각박한데, 저게 정말 환상적인 없을만한 일들을 그린 소설인지 현실의 반영인지는 잘 모르겠다. 임성한 드라마 보면 더 막장스토리라...어쨌든 읽어볼만한 소설이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