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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저 | 은행나무 | 2013년 06월
<7년의 밤>을 너무도 재밌게 봤기 때문에 이 책도 기대하고 읽었다. 게다가 출간일을 보라. 6월이잖아!
소감은 역시나 속도감 있게 전개가 된다. 흡입력도 짱이였음. 이야기는 디스토피아. 화양이라는 도시를 폐쇄하는데 이유는 인간과 동물의 혼합 병균(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무슨 용어를 썼는데...)인 전염병이 돈다는게 핵심. 두께가 꽤 두꺼운 책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었다. 간호사출신의 작가여서 그런지 병원이나 응급실적 상황에 대해서 생동감있게 (의학용어로 ) 전개도 된다. 이야기는 썰매개로 경기하는 주인공 남자가 수의사가 되어 한국에 돌아와 화양이라는 도시에 살게 되는데 그가 키우는 개들과 앞에서 언급했던 전염병이 혼합되어 이야기가 혼재된다. 읽고나서 느낀 점은 해설에 써있던 말 같은데 전염병으로 죽지 않는 사람에 대한 묘사가 더 끔찍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간 소외(박동해인지 뭔지 하는 정신병자..)가 빚은 비이상적 성격이 디스토피아의 주축인 전염병보다 더 무섭다는 생각을 했음.
그리고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썰매개를 끄는 남자를 끄집어 내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중첩시켰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신기해 했다. 게다가 강아지 개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쓰는 것 조차 신기했다. 역시 난 이래서 작가를 못하나바.ㅋㅋㅋ 내게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할지라도 난 이 책처럼은 못쓸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먹은 음식도 잘 기억안 나는데 있지도 않은 일을 상상으로 지어내는데 그게 이 책처럼 여러굴레로 꼬여있으면 쓰다가 까먹을 것 같다.
지인분 중에 전직 방송작가로 꽤 오래 일하신 분이 있는데, 자기는 책 읽는거 싫어하고 잘 안읽는다고 했다.(지금은 잠시 다른직업으로 취업 중..) 이 책 읽으면서 궁금한 것은 과연 작가가(작가든, 방송작가든) 책 안읽고도 쓰는 능력이 뛰어나서 쓰는 것만으로도 잘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덧붙여 만약 개가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이 싫다면 안보는 것도 좋을 수도 있다. 정신건강에.. 나는 반려동물 키운 적이 없어서 여기서 나오는 만큼 동물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동물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매우 재밌게(감정몰입해서) 읽을지도 모르나 그런게 아니여서 그만큼의 재미는 나에게는 부족했다. 어쨌든 읽어볼 만한 책이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