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저/임홍빈 역 | 문학사상사 | 2009년 01월
하루키 책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물론 IQ84같은 작품은 매우 재밌게 읽었다.) 팬심이 두둑한 하루키빠도 아니고, 게다가 일본문학에 빠져 사는 초식녀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에세이집을 내가 찾아서 읽을리는 없지만, 모임에서 주제로 정한 책이기 때문에 문학적 스펙트럼을 늘리기에는 좋다고 생각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에세이집을 매우 안좋아하기 때문에 (남들의 성공신화가 내 삶에 적용시키기에 옳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한비야같은 환상에 젖은 상황들이나 유발시키지..) 이 책도 살짝 반감을 가지면서 읽었는데 그런책 치고는 꽤 괜찮았다. 주제는 마라톤, 그리고 하루키의 삶 그리고 생애를 관찰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런식으로도 작가의 길로 접어들 수 있구나 하는 점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어떤가?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느 식당 구석에서 힘들어 하는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가 당신 옆에 있었다면..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상상을 했다. 내 옆에 정말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예술가 혹은 샐러리맨이 한 몇년 쯤 지난 어느때 자신의 취미생활 혹은 투자했던 인생의 일부분이 빛을 발해서 신문에서 혹은 브라운관에서 인터뷰하는 장면을..
하루키는 내가 걷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인생의 약간의 부분을 뛰는데 투자한다. 이글대는 아스팔트의 느낌때문에 읽는 내내 더웠다. :) 아, 그리고 내가 김영하 작가를 매우 좋아하는데, 하루키또한 피츠제럴드 소설을 번역한 것을 보고, 혹시 피츠제럴드 소설을 번역하는 사람마다 인생이 잘 풀리는 것 아니야? 하는 묘한 토템이즘적인 상상의 나래를 간밤에 꾸었다. ㅋ 대문호들은 역시 피츠제럴드야!!
덧,독자의 마음은 다 비슷한지 이전번역본이 너무 재미없어서 서점에서 고딩들이 재미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김영하씨가 번역을 다시 했다고 하는데 (나도 무척이나 재미없게 읽었다. 내가 그렇게 피츠제럴드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김영하씨가 번역한 '위대한 개츠비'의 일화를 듣고 번역서를 다시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