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36 옥수수와 나 : 2012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영하 등저 | 문학사상사 | 2012년 01월
제36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선정 이유서
1부 대상 수상작 그리고 작가 김영하
-대상 수상작 | 김영하 ? 옥수수와 나
-자선 대표작 | 그림자를 판 사나이
-수상 소감 | 글만 안 쓰면 참 좋은 직업
-문학적 자서전 | 나쁜 버릇
-작가론 | 마음을 설명한다는 것 - 염승숙
-작품론 | 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 채 행하고 있다 - 장두영
2부 우수상 수상작
-함정임 | 저녁식사가 끝난 뒤
-김경욱 | 스프레이
-하성란 | 오후, 가로지르다
-김 숨 | 국수
-조해진 | 유리
-최제훈 | 미루의 초상화
-조 현 | 그 순간 너와 나는
요즘 김영하씨에게 약간 꽂혀서 이책 저책 야금야금 읽는 중인데, '옥수수와 나'를 읽어봐야겠다는 요량으로 집었는데 빌리고서 책장을 딱 열어보는 순간 훗, 하고 미소를 함빡 지었다. 맨 뒤에 아는 분이 있어서 살짝 놀랐기 때문에.. 안뵌지 꽤 되어서 우수상 수상하신지는 몰랐는데, 이렇게 글로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그 순간 너와 나는' 을 읽기전에 내심 SF이기를 바랬지만, 조현님글은 그보다는 좀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들로 매워져 있었다. 오래전 내가 많이 읽던 글들에 가까운 원시적 이야기들의 이웃집 정도의 글이랄까? 내용은 지방에서 올라온 소년이 소녀를 만나면서 겪는 일인데, 이 소녀가 무당집 딸. 여러 예언을 남겨주고 헤어지는데 소년은 나이가 들어 아저씨가 되고 그 예언의 삶에 대해서 고찰하는 소설이다.매우 맛있게 읽어서 출근하는 시간 동안 내가 출근하는지도 모르고 책에 빠져 읽어댔다. 그리고 간만에 페북 담벼락에 안부와 함께 재밌게 읽었다고 남겨드렸는데 그 소설 속편을 준비중이시라고 해서 매우 기뻤다. 뒷이야기가 더 궁금했으니.. :) 책 읽으면서 D오빠 생각이 났는데, 어릴 때 친구가 무당집 애였는데 같이 놀았었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 후에 D오빠가 신기가 생겨서 좀 더 놀랐었지만...
김영하씨 소설 '옥수수와 나'는 정신병이 있는 망상증 환자 이야기인듯 싶은데, 소설가가 꼭 미쿡까지 가서 그렇게 글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을 잠시했음. 어쨌든 나는 뒤에 평론하신 분들이 쓸 정도의 글발이나 사고를 지니지 않은 관계로 "재미있냐? 없냐?" 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꽤 재밌게 읽었다. 그러나 주인공이 보여준 성에 대한 가치관이나 행위는 내 상식으로써는 허용하기 힘든 불편함이 많이 뭍어나는 글이였다. 자연 발화가 등장하는 '그림자를 판 사나이'나 작가 김영하가 등장하여 미래에 재판을 받게 되는 '나쁜 버릇'은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하겠다는 마음을 지니게 했다.
'저녁식사가 끝난 뒤'는 방아꽃잎이 인상적. 고인을 떠올리는 여러가지 방식보다 내가 먹었던 향기로운 방아꽃을 까먹고 살았는데, 단어를 떠올리니 그 맛과 향기가 확 떠올라서 한참을 단어에 눈을 떼지 못했다. '스프레이' 는 택배 절도와 죽은 고양이가 이상하게 엮인 느낌이 물씬. 무슨 스릴러 소설 읽는 듯한 느낌으로 재미읽게 읽었다. :) '국수' 는 국수를 만드는 장면과 함께 엄마 이야기가 등장. 시점이 1인칭인데 느낌이 매우 관조적인 느낌이라.. 읽으면서 묘했다. '유리'는 팬터지 소설 읽는 듯한 느낌이였고(딱히 내게는 재밌지는 않았음..나중에 읽으면 또 재밌을런지도 모르지..) '미루의 초상화'는 러프 크래프트 소설 읽는 느낌이였달까? 좀 공포스러운 느낌?
한국문학을 평가하거나 읽을 때 가끔 일반 독자 지인들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는데, 내년의 아침드라마 소재가 궁금하다면 상받은 소설 보면 됨. 그 소설에다가 좀 더 막장을 불어넣거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런데 간만에 읽은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매우 장르문학의 느낌이 강해서 의아했다. 어쩌면 장르문학 쪽으로 기댈만큼 현실이 판타지같은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재밌게 또 읽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