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묵배미의 사랑-왕룽一家 2 | 박영한 지음 
1989년 7월 10일 초판 펴냄, 1989년 7월 20일 3쇄 펴냄 | 민음사

내가 왜 이책을 보게 되었을까? 구매를 부탁받고 집에 방문하셨는데, 몽제원을 방문하신 책이라면 모두 읽어주리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꾸역꾸역 읽기 시작했다. (SF읽을 시간도 모자르는 구만..)


연작이며 '왕룽일가' 다음이 '우묵배미의 사랑'인줄 알았으면 '왕룽일가'부터 읽기 시작했을텐데, 몰라서 '우묵배미의 사랑'부터 읽기 시작했다. 아침에 책들고 나가서 펼치는데 무언지 모를 찜찜한 기분. 우묵배미 사랑 아래쪽에 아주 작은 글씨로 "왕룽일가2" 이렇게 써있는 것이다. 설익은 감자 먹는 기분이랄까? 책을 중간부터 어정쩡하게 읽는 기분은 너무 싫다.

그래도 참고 읽기 시작했다. "우묵배미의 사랑" 낯설지 않은 도시들의 이름이 쏟아져 나온다. 어릴때 살던 동네 이름도 등장하시고, 읽고 있으면 나는 겪지 못했을 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실비집, 술찌깽이, 미싱사, 함박집 등등.

의외로 재밌다. 왜 내가 이렇게 한국소설 안읽는지 나도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아주 오랫만에 한국소설을 읽은 뒤 드는 생각은 (물론 SF 소설을 제외하고) 아마도 쉽게 읽히는 이유중에 하나가 번역본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문체가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듯이 쉽게 미끌어져 나간다.

이 책 '전원일기' 보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인상적인 내용 중에 하나는 '은실네 바람났네' 에서 고등학생에 대해서 쓴 글 중에 좀 이른 고등학생이라면 '피임약'을 가지고 다녔을꺼라는 식의 내용이 뒷부분에 나오는데, 이 책 느낌상 분명 80년대 후반이였을텐데 그때 당시에 고등학생이 그렇게 성에 개방적이였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읽다보면 전체적으로 동네 미용실에서 아줌마들끼리 하는 뒷담화 이야기 몰래 듣는 기분이랄까?

이제 왕룽일가 봐야겠다 :)

여담하나.

뒤쪽 책날개에 광고 중에서 "숲속의 방" 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실려있었다. 뚜렷이 기억한다. 6살무렵 이 책이 사촌언니네 집에 책장에 꼽혀 있었다. 지금 이 사람들은 어디서 무얼 하면서 먹고 살까? 이문열, 이외수, 공지영 이런 사람들은 언론에서 많이 소개도 되고 책도 많이 팔리니 끄떡없지만, 글을 쓰시면서 살까?

그러다 동생이랑 이런 대화를 나눴다.

랄라 : "이런 사람은 어떻게 살까?"
동생 : "부인이 벌겠지"
랄라 : ㅡ,ㅡ;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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