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 1997년도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은희경 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대부분의 어른들은 모험심이 부족하다. 진정한 자기의 삶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찾아보려 하기보다는 그냥 지금의 삶을 벗어날 수 없는 자기의 삶이라고 믿고 견디는 쪽을 택한다. 특히 여자의 경우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배후에는 '팔자소관'이라는 체념관이 강하게 작용한다. 불합리함에도 불구하고 그 체념은 여자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우연히 닥쳐온 불행을 이겨내지 않고 받아들이도록 만듦으로써 더 많은 불행을 번식시키기 때문이다..... 삶이 다 그렇듯이 그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 275pg

저번 아가씨들 모임에서 천명관 고래 이야기를 하다가 쿄언니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다. 고래에 대해서 너무 재밌게 읽었다고 하자 관련 문고에서 추천할만한 서적으로 <새의 선물>을 꼭 읽어보라고 말씀해주셨기 때문이다.

내용은 60년대에서 70년대로 넘어가는 시기의 초등학교 3~5학년 정도의 여자아이의 시각으로 본 한집에 사는 사람들과 그 이웃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 여자아이는 좀 시니컬하고, 성적으로 조숙하며, 매우 이지적이다. 따라서 부딪히는 상황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문체가 꽤 그럴듯한 느낌을 풍긴다. 이야기 구조도 재밌고, 매우 그럼직한 상황들이 펼쳐진다. 배경이 그래서일까? 박영한씨 <장미 눈뜰때> 같은 소설이 읽으면서 생각이났다.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가 인상적이였음. 재밌는 소설이였다.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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