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

 오랫만에 정극. 체홉의 작품으로 단편선에서 읽었던 기억이 드문드문 떠올랐다. 체홉의 문체는 중역판으로 읽어서였든지 혹은 문학전집의 무거움때문에 그랬었는지 매우 지루했던 기억이 났다. 그 당시에 어느 영화배우님과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생각났다. 연극이나 영화쪽에서 연기하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극대본이라고..

어쨌든 연극은 마지막 공연이여서 그랬는지 집중도가 좀 떨어졌다. 물론 내가 몹시도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이기도 했을테고..

기억에 남는 대사라기보다는 일단 무대효과가 좋았으며, 극중 노인을 보면서 오전에 만났던 할아버지가 떠올라서 연극보는 사이 눈물이 펑펑 떨어져서 울었다. 팔십이 넘으신 할아버지는 병원에 계신 할머니를 위해서 꽃을 사셨고 건강을 기원하셨다. 그 때 그 분과 오래전에 늙고 허리가 휘어도 모른채 하지 않겠냐던 사람의 잔영이 겹쳐서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 나이쯤에도 그렇게 지켜주는 사람이 곁에 있을까?

돌아오는 길 공원에서 펑펑 울었는데 그렇게 울었던 것이 너무 오랫만이여서 오히려 반가웠다.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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