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공자

Book/읽은 책들 2012. 8. 1. 17:32

 

소설 공자
최인호 저 | 열림원 | 2012년 06월
 

공자에 대해서 깊게 책을 읽거나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데 논어에 대해서 수번 읽는 결과와 여러번 경문에 대해서 접할 기회들이 산재해있었기에 이번에 일대기 관련 소설을 읽어볼 기회로 삼고 책을 구입했다. 게다가 신간서적!

최인호씨 소설은 이번이 2번째인듯 한데,소설이 약간 만연체 형식이고 사건 중심이 아닌 사건을 중심으로 한 액자형식 구성으로 다시 사건의 고리를 물고 이야기가 구성되니 읽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고 버거웠다. 게다가 논어나 장자 등의 문장을 차용하니 그것도 천천히 읽게 되고..

책은 재밌었고, 논어 읽는 편보다 좀 지식습득에 이로웠다. 특히나 작가의 관점이나 표현방식은 공자가 주인공이니 두둔하는 편이였겠지만, 중간에 노자나 장자가 비판하는 장면들을 객관적으로 여러 시점에서 해설하고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공자는 훌륭한 성인이라는 기존의 나의 태도에서 잠시 한발 물러서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였다.

결국 이 소설을 읽고 일단 공자는 성인이라기보다는 성인에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인물이였으며, 삶 자체가 기다림에 가까운 삶이였고, 정치를 하려고 노력하는 삶이였는데 과연 이러한 관점에서 실제로 정치를 행했던 중년에 몇년만이 빛나던 시기였는데, 높은 평가를 노자보다 받는 것이 과연 유의미한 일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물론 유학과 도학의 양대산맥이니 평가자체가 나의 미스인가?

실사구시적 관점에서 자신의 학문을 직접 정치에 접목하려는 점은 높이 살만하나, 현실적 상황을 고려치 않고 예만 따진다는 점에서는 노자와 마찬가지로 책을 읽으면서 비판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한때 유학을 숭상했던 나로써도 실제 공자의 삶을 읽고 나서 매우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추구했던 삶이 학문적인 완성이 아니라 현실적인 완성이였던 것으로 미루어볼때 실패한 삶이 아니였을까?

차라리 은둔했던 노자의 삶이나 장자의 삶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생각과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적으로 불교적 관점에서 봤을 때에 그러한 고난, 수모 등은 전생의 업일텐데, 인생의 시작부터 말년까지 열매를 볼 수 있는 시기 조차 없고, 학문을 계승할 사람조차 없는 것을 봤을 때에도 그리 선한 사람의 인물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행운이 따르는 인간의 삶이 선한 것인지 혹은 업장을 해소할만한 바탕을 지닌 사람의 삶이 선한 것인지 이 책으로 인해서 더욱 혼란만 가중될 뿐.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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