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1~10)
조정래 저 | 해냄 | 2007년 01월
근 한달에 걸쳐서 완독. 중간에 영화도 봤고.. 책을 처음 들기전에는 빨치산으로 사는 사람들의 저 태백산맥 안쪽의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그렇다기보다는 빨치산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찌보면 체제나 사상에 무지한 사람들이 체제를 선택하는 필연성을 그리고 있는데, 특히나 소화나 외서댁 같은 사람이 그런 인물의 한 축일 것이다. 상당히 기대를 하고 본 작품이지만, 내 옆자리 기획자 과장님의 말씀처럼 여자가 보기에는 차라리 '토지'가 낳을 것이다라는 말씀에 상당히 공감을 했다.
체제나 이념이 2012년 현재에 시점에는 다소 동떨어진 거리감이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태백산맥의 공간이 이름만 알고 있는 벌교와 같은 곳이고 등장인물마저 쉽게 만나기 힘든 무당이라든지 소작농이니 소설자체가 조선시대 이야기 쯤으로 느껴지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다지 재밌게 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러한 암울한 이야기는 싫다. 내가 소설을 접하고 항상 곁에 두는 이유중 하나는 현실생활을 도피인데, 그런 도피처가 우울한 이야기의 잔해물이라면 우울한 박자의 연속으로 무덤같을 것 같다. 어쨌든 작가에게는 그 끈기와 노력때문에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심히 재밌게 보지 못했음을 적어두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