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북문학 100선-035 서울 1964년 겨울
김승옥 저 | 일신서적출판사
다수의 단편이 들어있는 소설. 김승옥씨 소설을 본줄 알았는데, 처음 읽었나보다. 아무래도 내가 '무진기행'을 읽었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었던듯. 강한 임팩트는 "무진기행"보다는 "서울 1964년 겨울"과 "환상수첩". 서울 1964년 겨울은 내가 읽은 적이 없는데 너무도 낯익은 텍스트들이더라. 기억상으로는 수능볼때 읽었던 지문이여서 그런듯 싶다. 내용을 세세하게 알고 있는 지문인데 작가이름이나 제목을 이제서야 알다니 자뭇 웃음만이 터져나왔다. "환상수첩"은 그 붙여진 명칭 때문에 기대했는데.. 기대보다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기묘하고 환상적인 어구들의 나열이기를 원했건만.. 그런것보다는 좀 암울한 이야기이다. <서울 1964년 겨울> 을 읽으면서 가보지도 상상하지도 못할 1960년대의 서울풍경이 문득 그리워졌다. 이런 감정은 내가 피츠제럴드 단편선을 읽을 때 맛보지 못했던 1900년대 초반 미국을 상상하는 것과 마찬가지일게다. 그 겨울의 서울에 포장마차는 어떨지 혼자 곱씹으면서 간만에 소설읽다가 감상에 젖었는데.. 남성만이 누릴 수 있는 포장마차나 거리의 추억이 그리웠다. 그런것 몇년전에 내가 향유했던 문화지만, 난 이제 그 거리와 먼 반경을 달리고 있으니..
이 소설 외에도 여러 단편들이 있었고 재밌는 소설도 있었는데 문득 소설들을 읽다가 느낀 것은 지나친 성적 묘사나 성애묘사등과 평범하고 혹은 환상적인 이야기와 어느 이야기가 더 가슴에 오래 활활타오르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봤을 때 후자에 가깝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는 아마도 내가 어린시절 졸라의 나나를 읽으면서 느꼈던 충격과 1984년이나 멋진 신세계를 읽으면서 느꼈던 충격 중에 더 생생하고 오래 남았던 것이 후자의 소설들인 것과 마찬가지 일것이다. 난 아직도 잘 모르겠는 것은 그러한 텍스트들이 꼭 필요한 장치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작가가 의도한 바를 내가 미숙한 탓에 간과한 측면일 수도 있겠지만.. 내후년에는 국문학을 공부해야하나...-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