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저 | 여백미디어 | 2011년 05월
누군가 머리 뒤에서 종을 "댕" 하고 울린 것 같은 기분이랄까? 구성방식이나 이야기 자체의 독특함에 읽다가 놀랐다고 해야 될것 같다. 첫째로, 단 3일간 일어났던 이야기인데, 그 아침 나절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사랑의 블랙홀"이 떠올랐고, 둘째로 진지하게 보면 환상문학일 수 있는 이 이야기는 처음에는 정신망상증 환자의 이야기인가보다 하고 읽었는데, 어느새인가 자연스럽게 도플갱어가 등장하면서 환상문학 경계소설에 한발짝 진보하고 있다. 세번째로 결말 또한 비극적 결말이 아닌 그런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의 주인공을 보여주는데, 내가 화자라면 그런 현실에 절망감을 가지고 살았을텐데 마치 연극을 하듯 그 일상에 젖어드는 모습이 참 놀라웠다. 책을 선택한 계기는 제목이 멋져서 였는데, 읽고서 기분 좋았던 것은 오랫만인듯 싶다. 조정래 아저씨 소설보다 최인호 아저씨 소설이 더 잘 맞는건가? 만연체를 싫어하니..
덧, 내용 중 허클베리핀의 모험 이야기는 이전에 인터뷰에서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 생각이 나서 관심있게 봤다. 역시 작가는 자기 이야기를 파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