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성 말빌 1~3 
로베르 메를르 저/이재형 역 | 책세상 | 2002년 11월 


프랑스를 매우 싫어한다. 나에게 싫다라는 것은 표현을 확대해보면, 정말 싫은 거다. 싫다, 좋다, 그저 그렇다 중에 싫은 약간의 느낌이 있어도 그저그렇다나 좋은 부류로 놓는데 내가 싫다는 표현을 하면 정말, 정말 싫은거다.
내가 싫어하는 몇가지 중에 일순위가 기독교(문제는 내 주위에 기독교 신자가 너무 많다. 그것도 광신도로 유명하신 "순XX"기독교 신자도 다수 포함되어있으며, 회사에서 야근을 하면 기도와 찬양의 소리도 들어야 하며 무슨무슨 권사님들의 전화도 가끔은 들어야 한다. 젠장.), 프랑스, 양성애자, 다혈질적인 성격 이런 것 들이다. 이 연관성 없는 부류 중에 프랑스가 있는 이유는 단한가지 프랑스어 때문이다. 정말 너무 싫다. 아까운 고등학교 프랑스수업시간에 청춘을 빼앗긴게 아쉽다. 차라리 그 시간에 그 당시 국어시간에 숙제였던 "무정" 을 읽어오라든가, 영화서클 시간에 영화보러 가는 재미를 주었다면 좋았을것을!

이 책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그려진 책이다. 1권에서는 핵전쟁 이전의 시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의 회상장면, 과거를 독백하듯 핵전쟁 이전에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던 시절이야기를 너무나도 길게 이야기 한다. 그러다가 너무도 일어날것 같지 않은 장면에서 핵전쟁이 일어난다. 이유도 없고 누가 저질렀는지도 모른채. 그러면서 핵전쟁을 기준으로 그 후 이야기가 2권, 3권을 채워나가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엠마뉘엘. 시점 1인칭. 가끔 토마의 시점이 나와서 엠마뉘엘의 주관적인 시점을 정리해주곤 한다. 바뀐 사회는 중세시대를 연상케해준다. 이유는 그 속에서도 뿌리깊게 살아 남아 있는 "신부"라는 직함과 말빌이라는 "성" 때문이 아닐까?

전후 세계에는 절망적이지만, 묘하리만큼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모든게 잿빛인양 그려놓지만 이상하게 상상되는 것은 깨끗한 공기와 맑은 하늘을 연상케한다. 물론 당황스럽게 바뀐 점은 결혼제도. 엠마뉘엘과 그를 따르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는 좀 거북하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뭐 개인 취향이니깐.. 

어제 봤던 두개골의 서의 내용이 떠올라서 혼자서 낄낄 대면서 웃어댔다. 남자가 많고 여자가 적어서 일처다부제를 옹호하는  말빌에 사는 사람들에게 두개골의 서를 보여줬더라면 어떤 반응이였을까? 동성애도 괜찮아요 이렇게 엠마뉘엘에게 말할 수 있었을텐데. 생각보다 무척이나 재밌게 본 책이다. 토마의 개입으로 끝에 너무 전개가 빨라져서 당황스러웠지만...^^*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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