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아무 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조현 저 | 민음사 | 2011년 08월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종이 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
옛날 옛적 내가 초능력을 배울 때
생의 얼룩을 건너는 법, 혹은 시학
라 팜파, 초록빛 유형지
돌고래 왈츠
초설행(初雪行)

책을 선물 받고 주말+ 평일에 다른 책과 섞어가면서 읽었는데 전체적인 느낌이 소설들이 매우 촘촘하고, 현학적인 느낌이 있는데. 현학적이라고 느꼈던 까닭은 단어의 용량이 다른 책들에 비해서 엄청나다는 느낌이 들어서 일까? 물론 작년에 <종이 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을 읽은 기억으로 소설이 쉽지는 않을꺼라는 생각을 했다.(일단 조현님 소설을 볼때 뭔가 좀 알아야 읽는데 감성이 투영되기 쉬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거의 모든 소설을 정독으로 느리게 읽기는 영어소설 읽은 이후로 처음인 듯. 그래도 재밌게 봤는데 특히나 책의 제목이기도 한 <누구에게나.. 햄버거의 역사>와 <옛날 옛적 ... 배울 때>, <라 팜파, 초록빛 유형지> 가 재밌고 기억에 남는다.. 

특히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할 정도인데. 소설의 필치가 섬세하고 정밀해서 인듯 하다. 확실히 이 소설은 <종이냅킨...>이랑 매우 닮아있고 다른 소설도 마찬가지로 어떤 단어에 대한 고찰이나 혹은 단어를 통해 일어나는 현상들을 다룬다는데 있어서 (줄여서 언령정도로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 작가의 관심사가 분명히 들어나는 듯. 

위 소설은 동시성(융에 대해서 이야기 한 부분은 매우 재미있었다.)과 햄버거에 시를 끼어서 팔고 그 시들과 시인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기업에서 직접 구매한다는 것을 읽으면서 박장대소를 했는데, 웬지 느낌이 가난한 시인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지적인 판타지인것 같아서 읽고나서 약간 슬프기도 했다.


<종이냅킨...> 은  57 pg에 적힌 말이 다시 읽어보니 가장 인상적이라 한꼭지 오랫만에 땄음.  
하나의 상징은 하나의 행동으로 연결될 때 우아하게 빛난다.... 우리의 문명은 상징보다는 항상 재생하는 행동에 의해 종말을 유예할 수 있다..... SF 라고 명실공히 기사화 되어 등단된 첫 작품이지만, 역시 다시 읽어도 의외로 SF와 연결된다는 느낌이 강하다. 


<옛날 옛적 내가 초능력을 배울 때> 요 작품은 대략 줄거리가 초능력 배우는 사람이 주인공 남자. 이 주인공 남자가 초능력을 배우려는 이유는 사랑하는 아가씨 때문인데 어쨌든 스포를 안하려면 말은 여기서 멈춰야 할 것 같고 이 소설도 역시 언령에 대해서 고찰하게 해주는 소설이다. A 라는 단어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랄까? 어쨌든 초능력 배우겠다고 시키는 그 테스트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 웩... 피자라니!

<생의 얼룩을 건너는 법, 혹은 시학> 역시나 단어가 고급. '로르샤흐테스트'와 윤회를 적절히 섞어서 표현한 소설. 읽는 동안도 어렵다는 느낌이...ㅠㅠ 무식이 죄지. 어찌보면 의외의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도 될지도...

<라 팜파, 초록빛 유형지> 우주에서 미개한 생물을 죽인 죄를 짓고 유형을 지구로 온 시인의 이야기 정도로 압축하면 적당할 듯한데, 중간에 시를 삽입한게 인상적인데 발췌를 보니 정말 꼼꼼하시구나 하는 생각을!

<돌고래 왈츠> 드디어 돌고래 등장. SF의 주요 생물은 돌고래, 침팬지 뭐 그런건가? 어쨌든 웬지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떠올리게 만드는 돌고래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외계인과의 이야기인데, 초음파로 소통을 한다고 주인공 외계인은 화자입장에서 말을 하지만 실제 내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정신과 진료와 뇌스캔을 권장하겠지. 두정엽 이상증상이 있을 지도 모르니라고 조언하면서...

<초설행(初雪行) > 의외의 반전이고 역사소설이다. 얼마전 미유키 이야기를 들으며, 작가가 역사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 들으며 '나는그네님 = 훌륭한 작가' 라고 생각했는데 짧은 단편이지만 역사소설이 수록되어 있었다. 앞의 글의 맥락들과 너무 달라 더 놀라울 정도. 난 이 소설보다 앞쪽의 소설들이 더 좋았음.

끝으로 작가의 소감이 이 책에서 가장 재밌었는데 (역시 난 체질이 에세이를 더 좋아하나?) 꿈 이야기도 그렇고, 작품 활동하게 된 계기도 매우 SF적이여서 좋았다. 그 꿈에서 본 친구인 '파슬라프스키'로 세계관을 만들어 멋진 디스토피아 세계를 창조해서 다음 소설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역시 소설은 디스토피아가 짱!

그리고 자랑질을!

덧, 책 재밌게 잘 봤습니다. :) 대박나세요!!!


싸인 받은 책 & 음반과 선물받은 책 모음.



환상문학단편선에는 김보영님,제이님,아스님께 싸인 받았고, ICHING은 모 유명인님께 선물 받은 책이라서 넣어두었음. 역시 메인은 테드창과 나는그네님 소설을!


금번에 새로 득템한 책들을 잘 전시를 했다능.
다른 싸인본 책들은 다른 책장에.
Posted by 랄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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